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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신 교수 27명…5년 전보다 9배 증가

법률신문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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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등 지방 로스쿨에 많아
사시 위주 법학계 ‘메기’역할 주목

로스쿨 졸업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후배들을 가르치며 연구 활동에 매진하는 교수가 늘고 있다. 2019년 3명에 불과했던 로스쿨 출신 교수가 올해 4월 기준 27명으로 9배 증가한 것이다. 다양한 경력의 로스쿨 출신 교수들이 지방 로스쿨 중심으로 본격 포진하게 되면서 서울 중심의 법조인 양성시스템을 제고할 수 있을지, 기존 이론가 및 사법시험 출신이 주류였던 법학계에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스쿨 출신 교수 5년 새 9배로
법률신문이 전국 25개 로스쿨을 전수조사한 결과 4월 기준 전체 로스쿨 교수 787명 중 3.4%인 27명이 로스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5년 전 김태현(43·변시1회) 충북대 로스쿨 교수·원종배(50·2회) 영남대 로스쿨 교수·이종혁(37·3회) 서울대 로스쿨 교수(당시 한양대 로스쿨 교수) 등 3명에 불과했던 로스쿨 출신 교수는 9배 증가했다.
로스쿨에서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취업률 등을 고려해 실무가 출신 교수를 선호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로스쿨 출신 교수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30·40대의 젊은 로스쿨 출신 교수들이 법학계의 본류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스쿨 제도에서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로스쿨 출신 교수의 증가세는 특히 지방에서 두드러진다. 로스쿨 출신 교수 셋 중 두명(18명)은 지방 로스쿨 소속으로 영남대 로스쿨이 이소은(39·3회)·박건우(38·3회) 교수 등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대 로스쿨에는 김보라(41·1회)·배정훈(38·3회) 교수 등 3명, 제주대·동아대 로스쿨에도 로스쿨 출신 교수가 각각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권 로스쿨에는 이화여대·경희대에 각각 3명, 서울대·한양대·서울시립대에 각각 1명의 로스쿨 출신 교수가 있다.
지방의 한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 출신 교수가 많은 영남대·전남대·이대·경희대 등은 상대적으로 학습 분위기도 좋고 변시합격률, 취업률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교수 처우가 높지 않은 상황임에도 후학 양성과 학문탐구를 위해 학교로 온 로스쿨 출신 교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변리사-교사 등 다양한 이력도 눈길
다양한 경력을 가진 교수들도 눈에 띈다. 오진숙(43·2회)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서울대 공익법률센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류시원(46·3회)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부을 졸업한 변리사 출신이고, 김수민(45·4회)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경인교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교사 출신이다. 박봉철(46·3회) 동아대 로스쿨 교수는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김상헌(49·1회) 제주대 로스쿨 교수와 정의진(34·5회)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는 판사 출신, 최민준(42·2회) 영남대 로스쿨 교수와 정종헌(43·3회)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는 검사 출신이다.
손홍락(49·3회) 동아대 로스쿨 교수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로스쿨 출신 교수가 학교로 많이 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학생들도 공부법이나 진로 등 로스쿨 선배 교수들에게 평소 궁금한 것을 수시로 상담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고 교육을 통한 다양한 경력을 가진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도입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전했다.
서울대 로스쿨 출신 최다
출신 로스쿨로 보면 서울대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희대 3명 △고려대·연세대·영남대·동아대 2명 △제주대·충북대 1명 순이었다. 출신 학부로 보면 △서울대 14명 △연세대 5명 △한양대 2명 △고려대·경희대·카이스트·경인교대·공군사관학교 1명 순이다. 자신이 졸업한 로스쿨 교수로 임용된 모교 출신 교수는 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시험별로는 △1회 9명 △2회 5명 △3회 9명 △4회 1명 △5회 2명 △6회 1명이고, 연령별로는 △30대 7명 △40대 19명 △50대 1명이다.
이순규 기자